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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평

사랑과 슬픔은 같은 길로 온다,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

by 사일로 2020. 5. 10.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전체주의, 학생운동, 프리섹스, 반전과 평화.

이 말들은 '상실의 시대'를 상징한다.

세계적인 밀리언셀러 소설을 이제야 읽었다. 사실 소설은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잘 쓰여지 소설은 몰입도가 장난 아니라는 것이다.

 

나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나의 과거여행을 마쳤다.

읽으면서 과거 20대 날것의 감정 그대로를 느꼈다. 그 날것의 감정의 신선하면서도 비릿했다.

찌질했던 (지금은 안 찌질하단 소리는 아니다...) 과거의 내 모습과 오버랩되는 모습도 있어 조금 짜증(?)이 나기도 했다.

그렇다, 젊은 날 슬프고 감미롭고 황홀한 사랑 이야기를 '상실의 시대'는 보여주고 있다.

 

소설은 6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는 전쟁 후의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혼돈의 시대이다.

작가는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려보고 싶다고 말하는 동시에 시대적인 분위기도 

표현해 보고 싶다고 서문에 적는다.

그 만큼 그 당시 시대적 배경과 분위기를 느끼는 것도 소설의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결국 사람이 사랑을 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자신을 알아가고 증명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상실과 재생은 반복되고 사람은 성장한다. 

작가의 여는글에서 한 구절을 꼽아본다.

 

"사람이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건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것인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건 참 가슴 아픈 일이지만, 누구나 그 싸움에서

살아남게 되는 건 아닙니다."

 

이 말은 상실의 시대를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을 100% 연애소설이라고 소개한다.

아직 이 책을 읽어 보지 못한 사람들은 적나라한 성적 묘사에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내가 그랬다;)

그 당시 자유로운 섹스는 당시의 사회적 체제에 반발하는 행동이다.

아무튼,

어떤 의미에서는 진짜 100%넘어서 120% 리얼 연애 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것,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것을 '상실의 시대'는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나의 책꽂이 한쪽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노라면 언젠가는 그것을 꺼내 들어 다시 음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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