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물리학(림태주)
새벽부터 시원하게 내린 비가 해가 떨어질 즈음 자취를 감췄다.
비는 자신이 다녀왔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시원 꿉꿉한 냄새와 저 낡은 창문에 물방울을 남겼다.
시인이 쓴 에세이다.
관계에 대한 고찰을 시인의 시선으로 풀었다.
문장이 미려하고 섬세하지만 조금 애매하다. 그런 맛이 나쁘지 않다.
요즘 시대의 관계는 어렵다. 사람들은 더 예민해지고 타인과의 거리를 철저히 유지한다.
관계는 어렵다. 어렵지만 쉽사리 포기할 수 없고,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원만한 관계 유지는 필수이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다. 타인의 평가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혼자일 때 투명해진다.
본문의 한 구절을 발췌해본다.
좋으면 가까워지려고 애쓴다. 멀어질까 봐 꼭 붙든다.
그렇게 가까워지면 가까운 만큼 아프게 되고, 사랑한 만큼 상처도 입는다.
감정의 거리만큼 딱 그만큼 기쁘고 그립고 외롭고 버거운 것이 사람과의 사이다.
가장 마음에 닿았다. 경험에 의한 것이겠지.
어디서 들었다. 책을 읽었을 때 단 한 구절이라도 내 것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이 책의 캐치프레이즈로 글을 맺는다.
"어쩌면 지구는, 관계의 힘으로 돌아간다."
내 생각과 당신의 이해 사이
잘 맺고, 끊고, 적당한 거리를 주는,
이른바 지구적 삶에 아직 서툰 우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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